sk와이번스가 서진용 투수에게 기대하는 것

2017년 각 팀의 투타 키플레이어를 1명~2명 정도 선정하여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한다. 먼저 내가 팬으로 활동하고 있는 SK 를 알아보도록 하겠다.
SK 의 여느 팬처럼 투수는 김광현, 타자는 최정에 대한 감정적 애착이 크고 그들이 잘 되길 빌지만 필자는 야구 자체를 사랑하는 면도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아무리 팬인 팀이어도 냉정한 상황 판단을 하는 편이다.
SK와이번스는 왕조를 이루었던 핵심들이 하나 둘 떠나고 남아 있는 이들은 나이를 먹은 가운데 위의 두 명으로만 강팀을 유지한다는 것이 사실 어불성설에 가깝다는 것을 이제는 누구나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어느새 SK 는 선발진 구성부터 애를 먹는 팀이 되었으며, 불펜 외야 내야 어느 한 곳에서도 뎁스가 얇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전체적으로 전력의 두터움을 보여준다기보다는 고만고만한 인상을 심어주는 형국이다.

아마도 SK 는 몇몇 스타플레이어들은 존재하나 이기는 팀으로서의 존재감은 약해 보이며 이를 위해서는 전체적인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팀으로 다시 차근 차근 시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팀의 키플레이어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하나 둘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미래의 강팀으로 나아가기 위해 가장 필요한 성장해줘야 하는 선수들이 올해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선정해봤다. 이번 시간에는 SK의 새로운 마무리투수가 된 서진용 선수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투수 서진용 (마무리 No.22)

  • 92년생, 11년 입단
  • 184센티미터, 88킬로그램
  • 군필

입단 6년차 미완의 유망주가 일을 냈다. 국내 최고의 마무리로 불리우는 오승환과 등번호가 같은 이 친구는 역시 그동안 팀 부동의 마무리이자 SK 팬들의 사랑 No 3 인 박희수의 아름다운 양보 속에 팀의 개막전 마무리로 낙점 받았다.

시속 150 킬로미터를 넘기는 최고 구속에 힘 있는 구질을 가지고 있는 이 젊고 잘생긴 친구는 입단 초기에는 내야수에서 투수로 전환한 사정 등으로 인해 던진 공이 옆의 포수에게 공이 갈 정도로 제구력이 형편 없었다고 한다. (속구 회전수 KBO 세네손가락 안에 든다고 함, 참고로 넥센의 김창수와 한화 정우람, KIA의 한승혁 등)
그 뒤 각고의 노력 끝에 제구력을 점차 잡아가는 과정에 있었으며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일취월장하는 모습을 보여준 끝에 최종적으로 힐만 감독의 선택을 받은 듯 하다. 구종은 힘 있는 직구에 포크볼이 제 2 무기인데 슬라이더를 추가로 장착해서 실전에서 써먹는 모양이다.
선수 분석을 위해 한화를 4-3 으로 제압한시범 경기를 보았다.



팀의 공식 마무리로 지정된 날 바로 9회말 터프 세이브 상황에서 올라온 나름 흥미로운 상황이었다. 우선 공의 힘부터 살펴 보았다. 공의 힘은 매우 좋은 편인 것으로 보인다. 속구 구속이 143~147 정도 사이로 형성이 되었는데 해설자 말마따나 공의 회전수가 좋아서 타자들의 방망이가 밀렸다.
포크볼의 경우 결정구로 써먹어서 루킹 삼진을 하나 잡아내었다. 슬라이더는 두세개 정도 던진 것 같았는데 타자들이 속을만한 형태로 가지는 않고 바깥 쪽으로 너무 일찍 들어간 감이 있다. 아직 실전에서는 보여주는 구종 정도로만 사용하는 것인지 어떤건지. 일단 금일 9회 마무리는 첫 마무리치고는 삼진 한개를 곁들이며 3자 범퇴로 깔끔하게 마무리하였다.
그렇다면 필자가 보기에 좀 더 욕심 부릴만한 사안 등을 종합해서 이야기하겠다. 확실히 예전에 비해 제구력이 향상된 것으로 보이지만 바깥쪽 위주의 속구 로케이션만 보여주며 안쪽 제구에 대한 의문점은 남겨둔 채로 오늘 게임이 끝났다.
S급 클로져로 가기 위해서 필요한 부분임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다. 제구력이 칼날같지 않고 공의 힘으로 밀어 부쳤는데 금일 한화의 9회 타선은 하위타선이었다. 리그의 힘 있는 타자들과의 맞대결에서는 다소 위험해 보이는 속구 로케이션이 몇 개 보였으므로 이 부분에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포크볼은 날카로움은 있었으나 속구의 위력 속에 적절한 볼배합과 바깥쪽 일변도의 속구 패턴에서 안쪽으로의 변화가 주효한 장면이었다. 약간 높게 제구되어 위험할 수 있는 볼이었으나 이는 상황 논리로 유리한 볼카운트에서는 충분히 통할만한 코스였고 반대로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는 절대 던져서는 안되는 코스였다.
제 3의 구종인 슬라이더는 두 세개 정도 던졌는데 너무 일찍 너무 바깥쪽으로 휘는 바람에 타자들에게 보여주기용으로만 사용되었다. 아쉬운 점은 이러한 바깥쪽 보여주기용 슬라이더 이후에는 안쪽으로 다음 제구가 되는 공이 들어가는 공이 좋으나 그러하지는 못하였다.


그리고 마지막 마무리 공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노볼 투스트라이크 상황에서 포수는 하나 정도 헛스윙 유도용으로 살짝 일어나있었다. 그러나 공은 직전 투스트라이크를 잡은 공과 같은 바깥쪽으로 그리고 그보다 살짝 높은 코스로 같은 속구 구질로 가고 말았다.
공의 힘이 워낙 좋은 시즌 초반이어서 공은 잘 맞았지만 우익수 정면으로 가서 잡히고 그대로 경기는 끝났지만 이는 팀의 마무리 투수로서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보인다. 이번 한 경기로 선수에 대한 모든 판단을 하는 것은 사실 어불성설에 가까운 것이다.
하지만 나름대로 30년간 프로야구를 보아온 입장에서 보면 서진용 선수에 대한 평과 전망 그리고 성장하기 위해 바라는 점 등은 다음과 같다.
1. 얼굴 –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잘 생겼다. 성적만 나오면 스타급이다.
2. 성격 – 성적이 잘 나오더라도 힘들게 하나씩 커온 만큼 멘탈은 단단할 것으로 기대한다.
3. 구질 – 공의 힘이 매우 좋은 편에 속하므로 클로저로서 자신감을 무장해도 될 것이다. 다만 그 힘 좋은 속구를 안쪽과 바깥쪽을 두루 활용할 수 있었으면 특급 클로저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 같다. 연습 많이 해서 꼭 실전에서 이러한 모습을 보았으면 좋겠다.
4. 변화구 – 말 그대로 포크볼과 슬라이더는 제 2, 3의 구질로서 보였다. 계속 노력해서 좀 더 날카로운 구질들로 거듭나길 응원하는 바이다.
5. 심장 – 마무리로서의 담대함을 시즌 중에 보여주길 바란다.  마무리는 한 방 맞을 수도 있다. 안 쪽으로 넣다가 한 대 맞아도 괜찮다. 계속 쳐볼테면 쳐보라며 넣어야 한다. 예전 진필중이나 요새 오승환의 포커 페이스를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6. 롱런 가능성 – 이제 만 25세에 군필, 그리고 주전 마무리는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다. 내야수로 입단했던 만큼 어깨가 싱싱한 편인데 심지어 여기에 어학 연수를 한번 다녀 왔기 때문에 (팔꿈치 수술로 최근 글로벌 투수들의 통과 의례) 앞으로 롱런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젊고 힘있는 선수인만큼 밀어부치는 정신으로 전통적으로 안정적이었던 SK 의 마무리 계보를 잇도록 하자.

서진용이 마무리로 자리를 잡으면 개인적으로 필자가 김광현, 최정만큼이나 사랑하는 우리 희수가 중간에서 8회를 지울 수 있어 팀 전체적으로는 박희수 마무리 시절보다 + 3승 이상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힐만 감독님 우리 박희수 선수의 어깨를 잘 보호해줘서 오랫동안 칼날 제구력의 투심을 팬들이 볼 수 있게 부탁드립니다. 감독님은 안 그러시리라 당연히 생각되지만 국내 프로야구의 얇은 뎁스와 성적 지상주의로 인해 발생하는 무식한 마구잡이 등판은 더 이상은 팬들이 싫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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