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파킨슨의 법칙을 읽고
<파킨슨의 법칙>
– 노스코트 파킨슨 (1909~1993)
1955년에 발표한 파킨슨의 법칙으로 명성을 얻음
우리나라에는 1980년에 첫 발간된 책이지만 실제로 1955년에 나온 이론이고, 1957년에 책으로 발간되었다. 이렇게 오래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현실과도 굉장히 잘 맞아 떨어진다. 조직심리라고 하는 것의 단면을 볼 수 있다.
1.파킨슨의 법칙
‘일의 양과 공무원 수의 사이에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으로 파킨슨은 1955년에 통계학적으로 이를 증명하였다. 공무원의 생리가 원래 부하직원을 계속 늘리려고 하고, 공무원들이 서로를 위해 일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보았다. 즉 공무원들이 부하직원을 고용하면, 이들을 관리하기 위해 불필요한 일이 증대되어 공무원 수가 폭증한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첫째, 관리자는 부하직원을 늘리려 하는 반면 경쟁자가 늘어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둘째, 관리자는 서로를 위해 일거리를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예시가 있다. 공무원 한 부서에 A가 있다고 가정하자. 젊은 시절에 정열적으로 일을 했던 A는 40대가 넘어서 지각도 많이 하고, 에너지저하에 시달리고 있다. 이 때 A는 일을 분담할 계획을 한다. 처음에는 동료와 일을 나누려고도 생각했으나 동료 또한 자기와 같은 나이임을 깨달았다. 그래서 부하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두 사람을 부하로 들일 생각이다. 한 사람만 두게되면 자신의 업무적인 기득권을 잃어버릴 수 있으니 C와 D를 부하직원으로 두어서 자신의 일을 분담한다. 이렇게 해서 C와 D를 견제하는 것은 매우 잘한 일이라고 A는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C가 일이 너무 많다고 불평할 것이다. 그러면 A는 C의 말을 인정한 다음 C의 업무를 보조할 2명의 직원을 두라고 충고할 것이다. 그러면 C는 D와의 불화를 막기 위해 그에게도 2명의 보조원을 두라고 제안할 것이다. 이렇게 해서 E,F,G,H를 충원하고 나면 A의 승진은 불을 보듯 자명한 사실이다. 결국 예전에 한 사람이 하던 일을 이제는 7명이 하는 셈이다. 바로 이 상황에서 두 번째 요인이 작동한다. 7명은 서로를 위해 엄청나게 많은 일거리를 만들어내어 모두가 충분한 업무를 맡게 된다. 실제로 A는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일하게 된다. 이제 A는 수많은 견제 일거리 검토로 인해 격무에 또 다시 시달리게 된다. 결국 6명의 부하직원이 생겨나기 전에 그가 작성했을 법한 결과가 완성되었다. 누구하나 빈둥거림없이 모든 구성원이 최선을 다했다.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것이 성공에 따르는 대가임을 A는 생각하고 있었다.
실제 조직관료화에 일어나는 방식을 간단하고 우습게 표현했다.
2. 회의의 의사결정 과정
– 좌석 배치가 의사결정을 좌우한다.
영국은 서로 마주보도록 의회의 좌석이 배치되어있다. 이렇기 때문에 반대파의 진영에서 발언을 하면 상대좌석에서는 그 발언이 들리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부끄럽지도 않소!”, “저런, 세상에!”라고 반대를 편다. 프랑스 의회의 실수는 모든 의원이 한곳을 보도록 반원 형태로 좌석을 배치한 데 있다. (이는 우리나라 의회도 같다.) 이렇게 되면 현실적으로 반대편이라는 것이 형성될 수 없으며 그 누구도 어느 쪽의 주장이 좀 더 설득력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프랑스 의회의 더 큰 문제는 길고 지루한 절차이다. 게다가 사방에서 각자의 의견을 주장하는 여러 팀을 양산한다는 것이다.
3. 위원회의 인원과 효율성의 상관관계
– 20명을 넘으면 운영 불능에 빠진다.
20명을 넘게되면 다음과 같은 변화가 일어난다. 첫 번째로 5명의 핵심 인물들이 자기들끼리 사전 미팅을 갖는다. 거의 모든 사항이 사실상 사전 회의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이름뿐인 집행위원들은 할 일이 없어진다. 이렇게 해서 시간낭비를 줄인다고 생각한다.
다른 구성원들은 이 때 본 회의에 참여한다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지 깨닫기 시작한다. 자신을 전혀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회원들에게는 회의가 아무런 의미도 없다.
4. 건축물의 위엄과 영광의 쇠퇴
– 위대한 건축물은 역설적으로 그 시대의 쇠퇴 혹은 소멸과 함께했다.
위대한 성과는 오히려 허름한 곳에서 나왔다. 태만하고 능력 없는 사람들이 건축물에 집착한다. 처음부터 겉모습을 따지는 조직은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
진귀한 것을 발견하거나 발전을 거듭하는 시기에는 완벽한 건물을 설계할 시간이 전혀 없다. 그러다가 중요한 일이 모두 끝나고 나면 다시 건물 짓기에 매달리는 시기가 되돌아온다는 것이 일반적이 인식이다.
5. 야자지붕 오두막의 백만장자
-중국인들은 돈을 많이 벌어도 허름한 집에 살면서 거지행세를 한다.
자수성가한 중국인들이 그렇다는 것이다. 파킨슨이 중국을 방문해서 얻을 수 있었던 사실이다.
첫째, 그의 집은 비록 불편한 점은 많지만, 그에게 의심할 여지없는 행운을 가져다주었기 때문이다. 둘째, 좋은 집에 살면 틀림없이 국세청의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그 때문에 현명하게도 살던 집을 떠나지 않는 것이다. 그가 만일 이사를 결심했다면 그것은 그의 일생에 중대한 위기가 닥친 신호라고 여겨도 좋다.
6. 은퇴해야 할 시기
– 은퇴 정년 3년 전부터 개인의 업무 능력이 떨어진다.
은퇴를 앞두게 된 선임자는 중요한 업무에서 배제가 되기 시작한다. 그러면 그럴수록 선임자는 중요한 사람임을 어필하기 위해 서류정리에 까다로워지고, 연필이 잘 깎였는지, 자신의 펜 색깔이 남들과 다른지, 창문이 열렸는지(혹은 닫혔는지) 시시 때때로 확인하기 시작한다. 이러다가 업무 좌절시기에 다다르면 지역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다. 때로는 불행한 결혼 생활의 결과로서 지역 정치에 무작정 입문하는 사람도 많다는 점이다.
이렇기 때문에 업무능력이 떨어진 선임자는 후임자를 위해 은퇴를 조기에 해야한다. 만약 회사가 선임자를 해고시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이 필요한다.
첫째, 해외출장과 서류작업을 과도하게 시킨다. 현대인의 탈진상태는 이 둘의 조합으로 이뤄진다. 이 방법의 핵심은 해외 출장의 경우 회사와 가장 멀리 떨어진 장소에서 열려야 하며, 기후 변화 또한 극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 한순간이라도 쉴 수 있는 배여행은 절대 금물이다. 무조건 항공여행이어야 한다. 항공여행은 탑승자 중심으로 스케쥴이 잡히는 것이 아니라 비행기 중심으로 잡히기 때문이다. 잦은 해외출장은 돌아온 뒤에 서류작업을 충분히 소화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또한 해외출장은 많은 서류작업을 유도한다. 일상적인 서류작업 뿐 아니라 출장에 따른 서류작업까지 소화해야 하므로 불능상태에 쉽게 빠지게 된다. 이러므로 업무에서 뒤쳐진다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
명쾌한 통찰력을 가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