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는 재기할 수 있을것인가?
이번 대선에서 안철수는 패배했다.
그것도 최악의 후보, 홍준표에까지 역전당하면서 3등으로 미끄러졌다. 국민의당 경선 직후 컨벤션 효과로 지지율이 급등하면서 문재인과 양강구도까지 이루었고,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역전까지 하며 세몰이를 했다. 거기엔 기득권 언론의 든든한 화력지원이 뒷받침했다. 그러나 그는 결국 새정치를 희망하던 국민들의 열망을 담아내지 못했고, 자멸의 길을 걸었다.
안철수는 다시 복귀할 수 있을까?
나는 재기는 가능하지만, 성공적일 수는 없다고 본다. 선출직으로는 고작해야,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에 머무리라 본다. 아직 젊지만 그가 대선에 다시 도전한다면, 지금보다 더 낮은 지지율을 받을 것이다.
1. 2017년 대선에서 그가 양강구도까지 치고올라 올수 있었던 이유는,
반기문과 안희정을 거쳐, 방황하던 중도표를 일시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17년 대선에서는 안철수는 명분이 있었다.2012년도에 문재인에게 단일화를 형식적으로나마 양보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2022년엔 그에겐 어떤 명분도 없다.그리고 더이상 참신함도 사라졌다. 부유하는 중도표를 확보할 수 있는 확률은 거의 사라지게 되었다.
2. 새정치의 밑천이 다 드러났다. 2011년부터 부르짖던 새정치는 단 하나도 보여주지 못한 채, 네거티브에만 매달렸다.
문모닝으로 시작해서 문이브닝으로 끝나버린, 네거티브 일색의 대선전략밖에 없었다. 특히나, 권양숙 여사의 9촌 취업비리 의혹 제기는 허무하게 끝나버린 촌극이었다. 선대위 차원의 사과가 있었고 법적처벌을 기다려야 할 사안이다. 그러나 그 후에도 출저가 없는, 음성이 변조된 녹취 테이프 하나 가지고 네거티브를 이어갔다.
선명함과 참신성은 볼수도 없었고 구태중의 구태, 10년전에 같은 당의 정동영이 하다가 완전히 말아먹은 전략을 그대로 답습했다. 지지자들은 갸우뚱했고, 비판자들은 환멸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이제 그는 진보를 끌어안기가 힘들어 졌고. 더민주로 돌아가기도 민망해졌다.
3. 본격적으로 검증이 시작되면서 그에게 제기된 의혹중 속시원하게 해결한 것이 하나도 없다.
아내인 김미경 교수의 1+1 임용. 딸의 재산의혹에 관련해서도 변명으로 일관했고, 제출한다던 재산서류는 아직 제출하지도 않았다. BW발행의혹과 무릎팍도사출연시 사소한 거짓말, 노조관련 발언등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검증관련 건들을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해소되지 않았기에, 그가 대권이던, 당권이던, 아님 지방선거던 총선이던 어떠한 형태의 선거에 출마하게 되면 끝없이 꼬리표로 따라다닐 것이다. 해소되지 않으면, 그는 영원히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다,
4.정책에 대한 말바꾸기와 애매모호한 태도는 특히 치명적이다. 사드배치에 대한 말바꾸기. 햇볕정책에 대한 모호한 태도. 설익은 학제개편 정책과 뭐가 뭔지 당췌 알 수없는 4차산업혁명등.
보수와 진보와 중도까지 한번에 다 잡으려는 그의 욕심은 결정적인 패착이 되었다. 자세히 살펴보면, 동시에 다 잡으려던 욕심도 아니고, 그냥 철학의 빈곤이고 선거를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한 결과다. 우리나라의 중도란, 결국은 길 잃은 보수, 헷갈리는 진보의 다른 말이다.
확장성과 선명성은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라 상보적인 관계다. 선명하고 일관된 자신의 가치에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바로 확장인 것이다. 선명성이 없으면 확장성도 없고, 어떻게 확장되었다고 하더라도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대선 막판에 안철수가 새롭게 했던, 민심탐방은 그에게 득이 아니라 독이 될 거 같다. 민심탐방으로 다시 양강구도를 만들었다고 자평했는데(출구조사 발표전까지)
거기에 미련을 두게 되면 답도 없고 끝도 없는 시작을 다시 해야 된다. 벌써부터 수많은 조롱짤이 돌아다니고 있고, 그는 이미 희회화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원하던 원치 않던, 사실이던 아니던 간에 그는 이미 엠비아바타가 되어 버렸다. 엠비도 아니고 무려 엠비의 아바타다.
정몽준 70원. 이인제 피닉제. 허경영 내눈을 바라봐. 고승덕 미안하다!!등등 한때 대권까지 노리던 참신한 정치인에서 콘텐츠 부족과 욕심으로 폭망해 버린 이들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이다. 나는 상당히 괜찮은 기업인인 안철수가 정치를 안했으면 좋겠다. 그는 정치를 하지 않더라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 너무나 많다. 토크콘서트, 북콘서트를 해도 되고, 그가 가진 성공의 경험과 경제적인 부를 이용해서 사회사업을 시작해도 된다.
그렇게 가다 보면 분명 길이 열릴 것이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정계 복귀의 욕심을 보이는 우를 다시 한번 범한다면 영원히 아웃이 될 것이다. 이제 국민들이 바보가 아니다, 정치인들 위에 국민들이 있다. 이건 레토릭이 아니라 리얼리티다. 다 안다. 모르는거 같아도, 이제 국민들이 다 안다.